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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바르게 이해해요! 밝은렌즈 vs 어두운렌즈
    잡다한 주제/사진 2008. 7. 5. 12:30
    올바르게 이해해요! 밝은렌즈 vs. 어두운렌즈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렌즈를 이야기 할때, 주어진 조리개 값에 따라 작을수록 밝은 렌즈, 클수록 어두운 렌즈라고 부르곤 합니다. 예를들어 F1.8 조리개 렌즈는 정말 밝은 렌즈이고, F4-5.6 렌즈는 너무 어두운 렌즈에요..라는 식이죠..

    아니 밝은 렌즈를 밝다 그러고 어두운걸 어둡다 그러지 멀 어카노..라고 하실분들도 계시겠지만^^

    초보시절 잘못된 카메라와 사진 지식에 가장 큰 일조를 하는게 바로 "밝은렌즈/어두운렌즈"의 표현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영어 및 기타 대부분의 외국어에서는 밝다/어둡다가 아닌  "빠른렌즈/느린렌즈"의 표현을 씁니다 (Fast/Slow Lens).
    Ebay등에서 검색해보시면, 쩜팔이나 85.8등의 렌즈 매물엔 거의 어김없이 "Very Fast Lens"라는 표현이 붙습니다. 85.2같은경우 "Fastest"라는 최상급이 붙기도 합니다.
    영문으로 된 렌즈 리뷰등을 보시면 열에 아홉은 Fast/Slow의 표현을 사용합니다.
    독일어로도 빠른 렌즈라는 뜻의 "schnelles Objektiv" 라는 표현을 쓰고 프랑스어에서도 역시 같은 뜻의 "objectif rapide" 라고 표현합니다.

    사진이란것 자체가 유럽에서 나온것이고..원어에서의 사진 표현이 저렇다면..엄밀한 정석으로는 렌즈를 표현할때 빠르다 또는 느리다 라고 표현해야 합니다.
    우리말로 번역된 정식 사진 교재들도 같은 표현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빠른렌즈..느린렌즈 하면 정말 어색하다고 느끼실지 모르지만..생각해보면 굉장히 당연한 표현입니다.

    조리개 값이 변함으로써 생기는 가장 1차적인 변화는 바로 셔터속도의 변화입니다.
    어떤 주어진 광량 아래에서, 조리개 숫자가 작은(F1.8등)렌즈는 그만큼 "빠른"셔터속도를 내어주는 렌즈이며, 그에 비해 조리개 숫자가 큰(F4, F5.6등)렌즈는 그만큼 "느린"셔터속도를 내어주는 렌즈입니다.
    즉 F1.8렌즈가 F4렌즈보다 "밝은"게 아니라 더욱 "빠른 셔터속도를 주는" 렌즈가 되는것입니다.

    조리개와 셔터의 조합으로 노출이 결정되는 카메라에선 이것이 가장 중요한 개념중에 하나이며,
    이것을 전제로 하지 않은 밝다/어둡다라는 표현때문에 "F1.8 렌즈로 사진을 찍으면 F4로 찍은것보다 밝게 나와" 라는 전혀 잘못된 상식을 수많은 사용자들에게 안겨주게 되었습니다.


    SLR을 오래 잡아보신 분들중에도 심심치 않게 밝은 렌즈로 찍으면 정말 사진이 "밝은"줄 아시는분들이 꽤 있습니다.
    F2.8렌즈가 F4 렌즈보다 비싼게 "사진이 더 밝게 나와서" 인줄 아시는 분들이 상상외로 무지 많습니다.

    사진의 밝기는 "노출"로 결정되는것이지 렌즈의 최대조리개값으로 결정되는것이 아닙니다.

    조리개값이 작은 렌즈가 더 선호받는 이유는 적은 광량에서도 더 빠른 셔터속도를 유지할수 있게 해주어 흔들림을 줄여주고
    좀더 넓은 심도 표현이 가능하며 다양한 광량 아래에서의 렌즈의 효용성을 더 높여주기 때문입니다. (= 그러므로 비싼것입니다.)
    사진이 밝고 어두운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재미있는것은, 우리말에서는 "빠른/느린렌즈"가 굉장히 어색하지만, 영어만 해도 "밝은/어두운렌즈"라는 표현이 상당히 어색한 표현이 되어버립니다.
    Bright Lens라는것도 Bright라는 형용사의 뜻과 Lens라는 명사가 서로 어울리는 말이 전혀 아니며, Dark Lens라는것은 선글래스같은 실제로 어두운 색의 코팅이 된 렌즈를 말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우리말의 저 렌즈 어둡네 라는 말과 의미상 상당한 거리가 있게됩니다.


    아무래도 제가 캐논 유저이다보니 캐논을 예로들어서,
    아기백통과 엄마/아빠백통 (캐논의 70-200mm 고급 망원렌즈 시리즈)을 고려하실때 많은 분들이 "아기백통이 좋긴 한데 어두워서 좀 그렇네요..엄마/아빠로 가야하나요" 라는 질문을 하십니다.

    (아기백통은 F4 고정조리개, 엄마/아빠백통은 F2.8 고정조리개 70-200mm 망원 렌즈이며 캐논 렌즈들 특유의 애칭입니다.)

    이미 노출개념이 확실하신 분들은 표현을 밝다/어둡다 해도 머릿속으로는 해당하는 빠르다/느리다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시고 질문 하시는분들이 물론 계시겠지만,
    많은 분들이 이런 글을 보고 "아 아기백통으로 찍으면 정말 어둡나부다" 라고 무의식중에 생각하시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조리개와 셔터의 상관관계에 따른 노출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렌즈의 구입을 고려할때 렌즈가 "어두워서" 구입을 꺼린다는것은 매우 잘못된 표현입니다.

    F4, 또는 F5.6이상의 렌즈는 어두운 렌즈가 아닙니다..
    셔터속도 확보가 그만큼 덜되는 렌즈일 뿐입니다..


    "이 렌즈를 쓰면 셔터속도 확보가 안되니" 구입을 꺼린다는것이 맞는 표현입니다.
    "아기백통이 좋긴 한데 실내에서 셔터속도 확보가 안될거같아 좀 그렇네요...엄마나 아빠로 가야할까요?"
    가 사진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는 질문입니다.

    또한, 다른 표현으로는,
    "아기백통 쓰면 제가 필요한 셔터 스피드에서 F4 조리개는 너무 어두울것 같은데.. 엄마나 아빠로 가야할까요?"
    가 올바르게 사진을 이해한 질문입니다. 어둡다는 표현이 쓰였지만 "왜 어두운지"를 정확히 이해한것이죠..


    지금 당장 빠른/느린 렌즈라는 표현을 사용하자는 뜻이 아닙니다..또한 밝다/어둡다 표현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는건 아닙니다..^^  
    그렇게 되기도 힘들고, 또한 빠른/느린 표현은 우리말에선 약간 어색할 수도 있는 표현이기 때문인것을 잘 이해합니다.



    하지만, 만약 노출에 대해 정확한 이해 없이 "밝은/어두운"렌즈를 정말로 밝고 어두운 사진이 나오는 렌즈라고 개념을 가지고 계셨다면
    하루빨리 바른 개념으로 생각을 바꾸신 후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 클리앙(http://clien.career.co.kr/zboard/view.php?id=lecture&page=1&sn1=&divpage=1&category=6&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4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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